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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riage

결혼 준비 - 한복 맞춤 편 (비단마루)

by hyeranKIM 2020.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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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결혼식을 한국에서 한 번, 스페인에서 한 번 이렇게 두 번 한다. (코로나로 인해 스페인 결혼식은 취소됐지만 내년에 할 계획) 원래부터 드레스에 대한 로망이 없던 나에게 드레스는 결혼 준비 목록에 처음부터 없었고 두 번의 결혼식 모두 한복을 입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작년부터 몇 개월 동안 결혼식 때 입을 한복을 알아보았고 최종적으로 종로에 있는 비단마루를 선택했다.

 

비단마루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8 (종로4가 167-1)

전화번호: 02-2265-7779 / 010-3095-7989

영업시간: 화요일~일요일 10:00~19:00 /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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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마루 공식 블로그 : 네이버 블로그

비단마루는 조금 다르게 하고 싶습니다. 서울 종로구 종로198, 2층 문의 : 02-2265-7779 오픈채팅 : 비단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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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는 1호선 종로5가역 광장시장 근처에 위치해있다. 2층에 위치해있는 관계로 걷다 지나칠 수 있으니 1층 Coffee story를 찾아가면 훨씬 쉽다. Coffee story 오른쪽에 작은 골목이 있는데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2층 비단마루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처음에는 입구를 찾다 헤매서 옆 건물로 올라가기도 했다.

 

 

 건물 자체는 워낙 오래돼서 관리가 안 되는 느낌이었는데 2층에 올라가니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돼있는 비단마루가 있었다. 짝꿍이 이전에 한복집 몇 군데를 나와 다녔었는데 다 마음에 안 든다고 했었다. 그래서 돌고 돌아 옷을 짓는 일을 하는 아는 언니가 인스타그램에서 봤는데 괜찮아 보인다며 가보라고 해서 찾아간 곳이 비단마루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었는데 매장에 딱 들어서는 순간 이 집이다 싶었다. 특히 짝꿍은 본인이 상상했던 한복 집이랑 비단마루랑 똑같다며 들어서자마자 너무 좋아했다. (사진을 하도 찍어대서 관광객인 줄...)

 

 

 비단마루에서는 직접 한복에 잘 어울리는 머리 뒤꽂이, 다양한 원단으로 만든 한복 클러치, 고풍스러운 한복 노리개도 직접 만들어 판매하시더라. 사실 한복 구매도 고민이었지만 한복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도 어떻게 구해야 하나 걱정이었는데 여기서 한 번에 다 해결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사장님이 너무나 친절하고 세세하게 상담을 해주셔서 같이 간 엄마도 짝꿍도 너무 만족해서 그날 상담받고 바로 계약했다. 내 요구 사장이 자칫 까다롭게 느껴지실 수도 있었을 텐데도 다 가능하다고 하시면서 전문가의 손놀림으로 쓱쓱 계약서에 내 요구 사항들을 꼼꼼하게 그려 넣고 체크하며 적으시는 모습에 신뢰가 갔다.

 시중에 파는 디자인과 조금 다른 스타일이다 보니 내가 상상한 대로 잘 만들어질까 가봉하기 전까지도 걱정했지만 그건 괜한 걱정이었다. 계약을 한 후 한 3주 정도 뒤에 가봉을 했는데 내가 상상했던 그런 모양의 한복이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웨딩드레스 대신 입는 한복이기 때문에 치마가 굉장히 풍성하기를 바랐고, 색감은 강렬한 태양의 스페인과도 잘 어울리고 나와도 잘 어울리는 빨간색을 골랐는데 주변에서 빨간색은 너무 촌스럽다고 극구 말렸으나 나와 짝꿍의 강력한 의지에 결국 빨간색으로 주문을 했었다. 주문하고 나서 며칠간은 인터넷에서 빨간색 한복 사진만 계속 찾아보고 후회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만들어진 한복을 보니 너무나 우아하고 멋들어진 붉은색에 바람이 불면 시폰 실크의 날개가 흩날리는 풍성함을 가진 치마가 아니던가. 그리고 웨딩 한복으로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어, 옷깃과 팔목에 양단을 살짝 넣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5월 말, 스페인 봄의 끝자락에 하는 결혼식이라 한복이 자칫 더워 보일 수가 있어 팔 부분은 살짝 시스루로 하길 원했었는데 시스루 한복이 자칫 잘못하면 팔이 엄청 뚱뚱해 보일 수 있는데 이건 몸 판 보다 살짝 비침이 있는 정도라 과하지도 않으면서 은은하게 시스루 느낌이 나서 좋았다. 입어보고 나서 더욱더 만족했던 곳! 무엇보다 친절한 사장님께서 액세서리도 몇 가지 챙겨주셔서 액세서리를 따로 살 필요도 없게 되었다. 심지어 비단마루 근처에 비녀 파는데를 여쭤보니 구지 한두번 밖에 안 쓰는 비녀를 살 필요가 뭐 있냐면서 비녀 대여도 가능하다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가지고 계신 비녀들을 쫙 나열해서 보여주시는데 종류도 너무 다양하고 예뻐서 구지 살 필요 없이 여기서 바로 대여 예약! 무엇보다 사장님께서 워낙 색감에 대한 안목이 뛰어나셔서 한복에 잘 어울리는 색감들의 뒤꽂이와 비녀를 잘 매치해주셨다.

 

 

 아기들 돌잔치 한복들도 계절별 스타일별로 다양하게 구비해져있더라.

 

 

 머리 뒤꽂이며, 반지 그리고 클러치 등 너무 우아하고 색감도 예뻐서 브로치는 챙겨뒀다가 작년 크리스마스 때, 스페인에 계신 시어머니와 시할머님께 선물로 드렸더니 너무 예쁘다면서 매일 같이 하고 다니셨다.

 

 

 이번에 한복 맞춤 상담받으면서 한복의 원단에도 종류가 참 많고 색감도 수천 가지구나 싶은 게 예쁜 한복 몇 벌 지어 가지고 다니면서 여행 다닐 때, 한복 입고 사진 찍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한복 입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서 한복 집도 많이 줄어들었다는데 이러다가 우리나라의 이런 아름다운 전통이 사라지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한복 맞춤 하나 하면서 오만가지 생각 다하는 나란 사람..)

 

 

 이번에 결혼 준비하면서 알아보니 생각보다 한복 집이 참으로 많더라. 그중에서 가성비 따라가자니 한복이 너무 내 마음에 안 들고 내가 원하는 한복을 맞추자니 가격이 너무 비싸서 어떻게 해야 하나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정말 우연치 않게 알게 된 비단 마루 덕분에 가성비 좋게 내 마음에 드는 한복을 맞출 수 있어서 한시름 놨다. 사실 나에게 이 한복은 웨딩드레스나 마찬가지니 얼마나 고민하고 또 고민했을지 겪어본 신부들은 다 알 거라 생각한다. 게다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잘 알지 못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인 짝꿍의 스페인 가족들 앞에서 선보이는 한국 전통 한복이니 얼마나 더 고민을 했겠는가. 한복 하나 맞췄을 뿐인데 결혼 준비 다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그만큼 한복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던 탓이겠지.

 비단 마루에서 사장님께 상담을 받다 보니 국제커플들 중에 해외에서 결혼식을 하시는 신부님들이 입소문 듣고 이곳을 찾아와 나처럼 웨딩드레스 대신 입을 한복을 많이 사 가신다고 하더라. 내가 들은 나라만 해도 5~6개는 되는 것 같다. 혼주 혹은 신부를 위한 다양한 한복들을 대여해주기도 하시니 꼭 나처럼 맞춤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방문해보면 될 듯하다. 그곳에 가면 사람 기분을 좋게 해주는 매력을 가진 사장님이 호탕한 웃음과 함께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사장님이 너무 좋으셔셔 나는 나중에도 가끔 광장시장에 들를 일이 있으면, 비단 마루에 들러 사장님과 수다 떨다 오고 싶을 정도.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산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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