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삶도틀리지않았다1 누구의 삶도 틀리지 않았다 (박진희 저 / 출판사 앤의서재) - 지금 생각해 보면 시에스타는 그들의 굳건한 약속이자 옳다고 믿는 가치관이었다. 그 마을에 누구 하나가 약속보다 '손님에게 얻는 이익'을 앞세웠다면, 금방이라도 와르르 무너질 시스템이었다. (아, 물론 아늑한 휴식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민족의 기질이 시에스타를 끝내 구해낼 거지만.) - 아침에 알베르게에서 일어나면 조곤조곤 한국말이 들린다. "오늘 어디까지 갈 거야?" "오늘 몇 킬로미터 걸을 거야?" "거기 가면 늦게까지 문 여는 대형마트 있어?" 오랫동안 출판사 에디터로 살아온 나는, 그런 이야기가 들리면 피식 웃음이 났다. 매일 아침 업무회의에서 하던 말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반드시 해야 할 몫, 마쳐야 할 분량이 주어지고, 퇴근 무렵 업무 일지에 결과를 기록하고, 미처 다하지 못한.. 2021. 5.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