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고1 스페인 이야기 01. 스페인에서 가서 살다 스페인 남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만났고 고맙게도 프랑스에 살던 짝꿍이 나를 위해 한국으로 와줬다. 그래서 스페인은 크리스마스 때나 혹은 어쩌다 여름휴가 때 시댁을 방문하기 위해 가본 게 전부였다. 물론 10여 년 전에 혼자 배낭을 메고 3주 정도 스페인 전역을 여행한 적이 있지만 세월이 꽤나 흘러 그 기억도 그 당시 찍었던 사진을 보지 않으면 가물가물할 정도다. 그런 내가 이렇게 갑작스레 스페인에 가서 살게 되다니! 물론 맨날 말로는 짝꿍에게 언젠가는 스페인에 가서 살아봐야 하지 않겠냐며 양쪽 나라에서 살아본 후, 우리가 평생 살 곳을 정하는 게 공평한 거라고 허공에 대고 주장하곤 했다. 그런데 그 말을 지켜야 할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 예상치도 못했던 펀치를 얼굴에 맞은 것처럼 정신.. 2021. 6.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