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말들1 책의 말들 (김겨울 저 / 출판사 유유) - 1881년에 출간된 의 서문에서 이미 모든 노동을 빠르게 해치워 버리려는 '속전속결의 시대'를 비판하고 천천히 읽기를 주장한 것을 보면 놀랍다. 두 가지에서 놀라운데, 19세기 후반에 이미 현대인의 사고방식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것이 정립되었다는 점에서 그러하고 140여 년이 흐르도록 이러한 사태가 심화되면 심화되었지 약화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책 읽기는 느린 행위다. 책 읽기는 우리에게 멈춰 서도록 요구한다. 눈과 귀로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허겁지겁 처리하는 대신 천천히 생각하도록 요청한다. 어떤 책에는 저자가 과속방지턱을 많이 설치해 두는데, 그러한 과속방지턱은 몇 날 며칠에 걸친 고민으로 완성된다. 어떤 책에서는 저자가 혼신의 힘을 기울여 서서히 미끄러지도록 도로를 설계하는데 이.. 2021. 6.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