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반지를 결정하기까지 몇 개월 동안 짝꿍과 상의를 했다. 우리가 선택지에 올려두었던 세 가지가 금, 플라티늄, 티타늄이었다. 처음에는 세 가지 중, 시간이 지나도 가장 형태가 변하지 않는 티타늄으로 결혼반지를 하려고 했었는데 아래의 세 가지가 가장 마음에 걸려 결정을 몇 달째 결정하지 못했었다.
1. 티타늄을 취급하는 곳이 많이 없다.
내가 알기로 우리나라에서 티타늄 반지를 판매하는 곳은 아래 세 곳이 있다.
- 브랜드: 티파니
- 기타 브랜드:
1) 인티메이트
인티메이트
인티메이트, 쥬얼리브랜드, 티타늄커플링, 티타늄반지, 티타늄쥬얼리, 반지&커플링 제작전문
i-intimate.com
2) 타티아스
타티아스 (TATIAS)
티타늄 쥬얼리 전문 브랜드, 반지, 커플링, 팔찌, 펜던트, 목걸이, 귀걸이, 피어싱, 골드 쥬얼리 제작및 판매
www.tatias.com
2. 취급하는 곳이 많이 없다 보니 디자인이 한정적이다.
3.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
4. 한 번 구매를 하면 사이즈 조절이 어렵다.
우리가 종로 예물숍과 백화점 브랜드숍 등 여러 곳을 둘러본 결과, 같은 디자인으로 반지를 만들 경우, 금 100만 원, 플라티늄 110만 원, 티타늄 30만 원 정도이더라. 쌀 수록 좋은 게 아니냐고 하겠지만, 짝꿍이 결혼반지로 하기에는 너무 저렴한 게 아니냐고 해서 망설이기도 했었다.
몇 개월 동안 상의한 끝에 티타늄으로 결혼반지를 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결정을 한 가장 큰 이유가 짝꿍이 준 프러포즈 반지 때문이었다. 나는 짝꿍에게서 작년 7월쯤 롯데백화점에서 샀다는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를 프러포즈 때 받았다. 그런데 6개월 동안 매일 손가락에 끼고 다녔더니 색이 누렇게 변하고 스크래치도 엄청 많이 나서 너무 속상했다.
그래서 결혼반지는 몇 십 년 동안 끼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스크래치에도 강하고 색도 안 변하는 재질이었으면 했다. 그래서 금은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금색이 아닌 화이트골드나 로즈 골드는 결국 오랜 시간 사용하다 보면 색상이 벗겨져 누렇게 변하고 스크래치에 무척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지에 남은 건 플라티늄과 티타늄 이 두 가지였다. 둘 다 스크래치에 강하고 색상도 안 변한다. 두 가지의 특성은 굉장히 비슷한데 다른 점이라고는 가격과 무게뿐이었다. 플래티늄은 티타늄에 비해 상당히 무거워 반지를 끼기 싫어하는 짝꿍에게는 티타늄이 안성맞춤이었다. 희귀성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같은 디자인으로 반지를 만들 경우, 희귀성이 높은 플라티늄은 흔하디흔한 티타늄 가격에 4배 정도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결혼반지니까 너무 저렴한 티타늄보다는 플라티늄으로 할까 고민도 했으나 짝꿍과의 오랜 상의 끝에 결혼반지를 팔 것도 아니고 평생 끼고 다닐 건데 굳이 같은 품질이면 더 저렴한 티타늄을 사는 게 맞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티타늄으로 결혼반지를 선택하게 된 이유들.
1. 스크래치가 잘 나지 않는다.
착용한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생활 흠집이 거의 없다. 금반지에 비하면 월등히 스트레치에 강하다.
2. 가볍다.
금에 비해 너무 가볍다. 액세서리를 싫어하는 짝꿍도 이 반지를 껴보고는 불편함을 못 느끼겠다며 반지를 잘 끼고 다닌다. 때론 너무 가벼워서 반지를 꼈나 까먹을 때도 있다고 했다.
3. 색이 변하지 않는다.
요즘에 보통 예비 신랑 신부들은 금색이 아닌 화이트골드나 로즈 골드 반지를 결혼반지로 사곤 하는데 결국 오랜 시간 사용하다 보면 색이 누렇게 변하곤 한다. 물론 보통 업체에서 a/s를 해준다고 하지만 그것마저 귀찮은 우리는 티타늄으로 결정! 색이 전혀 변하지 않는다. 티타늄도 다양한 색상의 반지가 있는데 티타늄에 특정 전압을 가하면 그에 대한 반응으로 색상이 아예 변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금처럼 누렇게 변해버리는 일은 절대 없다. 한결같이 반짝반짝 빛나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4. 가격이 저렴하다.
물론 평생에 한 번뿐인 결혼을 앞두고 특히나 결혼반지에 얼마든지 돈을 쓸 준비가 되어 있으신 분들이 많겠지만 우리 부부 입장에서는 티타늄이 너무나 많은 장점을 가진 데다가 가격까지 싸니 더더욱 좋았다.
티타늄을 결혼반지로 하겠다고 결론을 내린 후, 우리나라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다양한 주얼리숍들을 투어하며 돌아다녔다. 하지만 티타늄을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았다. 처음 후보에 올려두었던 티파니 브랜드는 디자인도 한정적이고 색상도 검은색인 게 대부분이라 패스! 결국 온라인에서 티타늄만 취급하는 주얼리 브랜드 인티메이트와 타티아스 두 곳을 알게 되었다. 우선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짝꿍과 함께 디자인부터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온라인 웹사이트에 올라온 반지 사진들이 너무 촌스럽고 싼 티 나 보이는 게 아닌가. 그래도 그나마 둘 중에 짝꿍이 마음에 들어 하던 디자인이 몇 개 있던 인티메이트 오프라인 매장을 한 번 방문해보고 결정하는 게 어떨까 싶어서 1월 초 추운 겨울의 칼바람을 뚫고 3호선 매봉역에 있는 인티메이트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다.
인티메이트 오프라인 매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반지만 있다면야 뭐가 문제가 되랴. 온라인에서 봤던 반지들을 실물로 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사라지면서 신나게 고르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했을 때 인티메이트는 온라인 웹사이트 반지 사진들을 다시 찍는 것부터 하셔야 할 듯...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다. 무엇보다 상담해주시는 직원분이 너무 친절하게 이것저것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따로 질문을 할 필요도 없었다.
우리는 마음에 담아 두었던 디자인이 몇 개 있었는데 실물을 보자마자 짝꿍과 나는 일심동체로 결혼반지를 단번에 결정했다. (도배 벽지 고를 때도 신기하게 사전에 서로 의논을 하고 간 것도 아닌데 샘플 책자를 보자마자 똑같은 걸 골라서 도배 사장님이 놀라셨다. 그렇게 5분 만에 도배지를 후다닥 결정한 우리) 그러고 나서 손가락 사이즈를 쟀는데 원래 사이즈보다 0.5 사이즈 크게 주문했다. 친구들이 후회하는 게 결혼반지를 너무 타이트하게 사서 애 낳고 살찌고 부어서 지금 못 끼고 다니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나한테 원래 사이즈 보다 좀 더 큰 거로 사라고 신신당부를 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티타늄은 사이즈 조절이 어려운 금속이기 때문에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서 사이즈를 재고 주문하는 게 좋다. 아무래도 티타늄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보니 두께도 넓이도 자유롭게 고객 요청사항에 의해 제작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우리는 넓이도 두께도 원래 디자인과 살짝 다르게 주문했다.
주문하고 2주 정도가 지나 회사로 결혼반지가 도착했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반지이던가!
꼼꼼하게 포장을 여러 번 싸서 보내주셔서 푸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다.
드디어!! 실물 영접!! 보자마자 너무 맘에 들어서 수십 장의 사진을 찍어 짝꿍에게도 보내줬다. 짝꿍도 너무 마음에 든다며 당장 끼고 다니고 싶다고 저녁까지 어떻게 기다리냐며 나보다 더 신나했다. 심플하면서도 가운데 금이 살짝 포인트로 들어가 있어 뭔가 더 특별해 보였다. 두께도 넓이도 내 취향대로 주문했더니 두꺼운 내 손가락이 갸냘퍼보이는 착시효과가 (내 눈에만) 나타난다. 정말 목걸이 이외에 액세서리는 전혀 안 하고 다니고 다니던 나인데 (심지어 반지는 여태 우정반지로도 한 번도 껴본 적이 없다.) 너무 가볍고 편해서 너무 좋다.
왜 반지 낀 손가락 사진을 찍는데 자동적으로 손가락이 오므라지는 건지. 닭발 같아 보이기도 하고...
안에는 우리가 혼인신고 한 날과 서로의 이름을 서로의 반지에 새겼다. 글씨체도 다양해서 고를 때 엄청 고민됐으나 역시 매장에서 추천해주는 글씨체가 제일인 듯!
지금 끼고 다닌 지 네 달 정도가 됐는데 둘 다 엄청 만족하면서 잘 끼고 다니고 있다. 우리는 남들이 잘 하지 않는 티타늄으로 만든 결혼반지라 특별해서 좋았고 무엇보다 티타늄이 장점이 참 많은 금속인데 사용하면서 그 장점들을 충분히 느끼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산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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