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 01. 스페인에서 가서 살다
스페인 남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만났고 고맙게도 프랑스에 살던 짝꿍이 나를 위해 한국으로 와줬다. 그래서 스페인은 크리스마스 때나 혹은 어쩌다 여름휴가 때 시댁을 방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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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이야기 01. 스페인에서 가서 살다
나의 스페인 이야기 01을 읽은 분들은 알겠지만 2주 전까지만 해도 올해 9월부터 스페인에 있는 '비고'라는 도시에서 사는 것이 기정사실이었다. 그런데 사람 일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듯하다. 더군다나 우리는 국제부부가 아니던가. 그래서인지 더욱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일들이 우리 앞에 펼쳐질 때가 많았고 이번에도 그랬다.
스페인으로 떠나기로 결정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각자의 회사에 우리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었고 회사에서도 너무 아쉬워했지만 우리의 결정을 응원해 주었다. 그래서 추진력 있는 나는 조금씩 살림살이를 팔기 시작했고 집주인에게도 새로운 세입자를 찾아야 한다고 통보까지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남편 회사에서 며칠 뒤에, 회사에 남아달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제안하기를 한국에서 6개월, 스페인에서 6개월 사는 건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사실 컴퓨터로 하는 일이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 남편이 어디에 살던 상관은 없지만 한국에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1년에 6개월 이상은 한국에 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스페인에 가서 살고 싶었다. 왜냐하면 양쪽을 계속 오가는 삶은 상상해보지도 않았을뿐더러 그러려면 양쪽에 집을 구해야 하고 보험도 가입되어 있어야 하고 여하튼 비용은 비용대로 많이 들고 처리해야 할 일이 두 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와 달리 남편은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 회사가 좋을까..? 일반적인 회사원은 아닌듯하다. 대부분은 가슴 한편에 사직서를 가지고 다니는데 말이다. 그래서 정말 오랫동안 매일같이 치열한 논쟁을 하며 우리는 결정을 내렸다.
1년의 6개월을 한국에서 나머지 6개월을 스페인에서 살기로 말이다. 우린 아직 젊고 아기도 없으니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남편은 신나서 여행 다니듯이 살면 좋지 않느냐는 데 말이야 쉽지; 결국 양쪽 나라의 집 관리며 비용 관리며 보험 관리며 대부분의 일은 내 몫이 될게 뻔하기 때문에 나는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다. 남편은 그런 쪽 일에는 젬병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내가 다 처리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일을 좋아한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스트레스 받긴 하지만 to do list를 적어놓고 하나씩 지워나가는 게 행복하다. 변태인 건가(?)
주변에서는 그게 가능할까라며 벌써부터 걱정 섞인 목소리로 한마디씩 한다. 하지만 우리 부부의 인생 모토는 "뭐든 안 해보면 알 수 없기 때문에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뭐든 해보자! 못 먹어도 Go!" 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Go!
어쨌든 상황 변화로 인해 스페인의 '비고'가 아닌 '바르셀로나'에서 살게 되어 남편은 본인 가족을 더 자주 만날 수 있어 더 좋아하는 눈치다. '바르셀로나'야 기다려 곧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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