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 네 회사가 이사를 하는데 책상을 두고 간다고 하기에 냉큼 "제가 가져가도 될까요?"라고 두 손들어 물어본 짝꿍. 게다가 한 개도 아니고 두 개나 공짜로 획득! 그런데 문제는 이 큰 책상 두 개를 어떻게 집까지 운반하느냐였는데... 휴무일에 집에 온 동생을 꼬드겨 동생 차로 운반하기로 했다. 그냥 옮겨달라고 할 수는 없으니 배 든든히 먹이고 운전할 때 졸리지 말라고 아이스커피까지 대령하고 나서야 마음 편히 부려먹을 수 있었다. 동생이야 그냥 해준다고 하지만 내 마음 편하자고 한 일. 배송비 뭐 그까짓 거 이럴 수 있지만 그냥 공짜로 얻게 된 책상을 가져오려고 운송비를 쓰는 게 뭔가 아까웠다. 다른 데서 이렇게 돈을 아꼈으면 이미 부자 됐을지도...
어쨌든 그렇게 해서 짝꿍 네 회사 근처에 먹을만한 곳을 찾다가 소이연남마오를 찾게 됐다. 연남동에 있는 소이연남은 종종 갔었는데 신사동에 있는 건 한 번도 안 가봐서 혹시나 다를까 싶어 가봤다. (연남동은 이제 사람 너무 많아서 안 가게 된다는... 줄 서서 먹을 정도까지는 아닌지라. 특히나 연남동은 대체할 만한 다른 식당들이 워낙 많은 곳이라 10분 이상 줄을 서야 한다고 하면 신속하게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연남동에 있는 소이 연남보다 훨씬 넓고 인테리어도 더 세련됐다. 아마 소이 연남보다 훨씬 뒤에 생긴 곳이라 그럴 수도 있다. 좌석은 1층, 2층 모두 있는데 2층이 다 찼을 때만 1층에 손님을 받는 것 같았다.
소이연남마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53길 30 (신사동 665-9)
전화번호: 02-545-5130
영업시간: 화요일~토요일 11:30~새벽 2:00 (브레이크 타임 16:00~18:00) / 일요일, 월요일 휴무
기타 사항: 포장 가능, 예약 가능, 아기의자 있음, 발렛파킹 (식당 뒤편에 위치)
메뉴:
역시나 들어서자마자 눈에 확 들어오는 화려한 색감의 테이블들과 구석구석 태국스러운 소품들이 참 좋다. 그런데 구석구석 왜 이렇게 프랑스, 스페인산 와인병이 많은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이 동네에 맞춘 인테리어 소품인 건가 보다. 연남동 소이 연남과는 살짝 다른 스타일의 인테리어.
여긴 8~9인석인데 소이연남마오에 딱 하나 있는 룸이었다. 오픈식 룸이라 그다지 룸의 의미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공간이 분리가 되어있어 단체로 왔을 때 이 방을 예약해도 좋을 것 같다.
오늘도 빠질 수 없는 원산지 표시판! 사실 원산지가 어디든 간에 맛이 있다면 가서 먹겠지만 그래도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 온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알고 먹으면 기분이 새삼 좀 다르다.
기본적으로 테이블에는 고추식초, 피시소스, 설탕, 태국 고춧가루가 구비되어 있다.
우리는 셋이서 1인 세트 (소고기 국수 + 미니뽀삐아(2pcs)), 가이양 & 얌운센 세트 그리고 똠얌누들을 주문했다. 미리 만들어 놓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주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가이양 & 얌운센 세트가 먼저 나왔다. 가이양은 태국 향신료에 재워서 스팀오븐에 구운 뒤 튀긴 닭인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니 너무 맛있다. 사실 태국 향신료에 재웠다는데 향신료 맛은 잘 나지 않는다. 살코기도 많고 닭고기 조각들이 큼직큼직해서 씹는 맛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살짝 살코기가 느끼하거나 퍽퍽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럴 때, 땅콩, 백 목이버섯, 토마토와 당면이 들어간 새콤달콤 샐러드인 얌운센을 함께 곁들이면 그렇게 맛있다. 식강이 오독오독 쫄깃쫄깃하니 꽤 맛있다. 각각 단품으로 시키는 것보다 이렇게 세트로 시키는 게 뭔가 더 이득인 것 같은 나만의 착각(?) 알고 보면 세트를 주문하게끔 만드는 식당의 영업전략에 당한 난 호구(?)
두 번째로 나온 소고기 국수 + 미니뽀삐아(2pcs) 1인 세트. 혼자 와서 이것만 먹어도 되겠지만 사실 나는 소이 연남의 소고기 국수 육수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위에 올라간 부들부들 소고기만 쏙 빼먹고는 내 젓가락은 똠얌누들을 향한다. 이곳의 소고기 국수 육수는 다른 곳에 비해 한방 맛이 좀 나면서 진하고 깊다. 면은 얇은 면과 중간 면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중간 면을 선택했다. 고수는 빼달라고 하면 빼주니 걱정 붙들어 매도 된다. 우리는 셋 다 고수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 사람들인지라...
나는 소고기 국수보다 사이드로 나온 뽀삐아가 더 맛있었다. 안에 새우, 돼지고기, 버섯, 죽순이 들어간 튀김인데 속은 촉촉하고 겉은 바삭한 게 계속 당기는 맛이다.
마지막으로 나온 메뉴는 내가 애정 하는 똠양누들! 원래 신맛을 원체 안 좋아하는 나이지만 똠얌꿍의 시큼한 맛은 너무나도 좋아한다. 다른 곳에 비해 많이 얼큰하지 않아서 아쉽지만 국물이 다른 곳에 비해 더 진하고 싶다. 내가 하도 집중해서 똠양누들만 먹으니 두 남자는 눈치만 보다가 소고기 국수 국물만 들이킨다. 똠양누들만 곱빼기로 먹고 싶은데 왜 사이즈가 하나인지 개탄스러울 따름!
소이 연남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이니 당연히 맛은 연남동에 있는 소이 연남 본점과 같다. 그러나 소이 연남 본점보다 내부가 넓고 좌석 간 간격도 넓어서 좋았다. 평상시에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방문한 날에는 우리 이외에 3~4팀 정도만 있을 뿐 대기를 해야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토요일 점심시간에 방문했음에도 좌석이 널찍해서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런 여러 가지 면에서 소이 연남 본점에 갈 바에는 여기를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일반적인 태국 식당들보다 좀 더 현지식의 태국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은 소이연남마오.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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