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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s

순화동 저녁 헬로 베이루트 (레바논 음식점)

by hyeranKIM 2020.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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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다른 부부들은 결혼식 한 날을 결혼기념일로 한다더라. 우리는 국제커플이라 혼인신고한 날, 스페인에서 결혼식을 할 날, 한국에서 피로연을 할 날 등 너무나 많은 날들이 결혼과 엮여있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기념일을 언제로 정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을 결혼기념일로 하기로 정했다. 일 년 중에 크리스마스와 생일만은 서로에게 꼭 선물을 하자고 하고 나머지 기념일은 전혀 챙기지 않기로 한지라 밸런타인데이 당일에도 그 흔한 초콜릿이나 사탕을 주고받지도 않았다. 원래 결혼기념일, 당일에도 그냥 지나가려고 했으나 그래도 그냥 지나가기에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어 짝꿍이 요즘 계속 먹고 싶어 하던 레바논 음식을 파는 식당에 가기로 했다. 프랑스에 살 때는 레바논 음식점이 많이 있어서 친구들과 자주 갔다는데 한국에서는 레바논 음식점 찾기가 너무 어렵다. 서울에는 시청역 근처에 하나 있다. 중동 음식점이나 (삼성역 코엑스에 있는 허머스키친같이), 터키 음식점에서 레바논 음식을 팔기는 하지만 레바논 음식만을 파는 레바논 음식점은 서울에 시청역 근처에 이곳 딱 한곳만 있다. 짝꿍에게 나를 검색의 여왕이라 부르라고 했다. 본인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 있으면 레시피를 찾아 뚝딱 만들어주기도 하고 이렇게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의 음식점도 뚝딱 찾아주니 말이다. 짝꿍의 칭찬 한 마디면 나는 뭐든 다 해주고 싶다.

 평일이라 회사를 마치고 짝꿍과 함께 시청역 근처에 있는 레바논 식당인 헬로 베이루트로 향했다. 위치는 시청역 10번 출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덕수궁 롯데캐슬 상가건물 1층에 위치해있는데 찾기가 쉽지는 않다. 상가건물 밖에 간판이 붙어 있는 것도 아니고 상가건물 내에 지도가 붙어 있는 것도 아니라 조금 헤맬 수도 있긴 한데 그래도 5~10분 헤매다 보면 찾을 수는 있다. (우리 같은 길치 부부가 아니면 금방 찾으실 수도 있을 듯)

 

 

헬로 베이루트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9길 28 덕수궁롯데캐슬 B122호 (중구 순화동 217)

전화번호: 010-7551-0118

영업시간: 월요일~금요일 11:00~1:00 / 일요일 14:00~01:00 / 토요일 휴무

기타 사항: 단체석 있음, 주차 가능, 포장 가능

메뉴:

 

 

 벽면에 나란히 걸려있는 국기들이 인상적이다. 사장님 부부는 우리와 같은 국제커플이신데(아내분이 한국 분, 남편분이 레바논 분) 인상이 너무 좋으셨다.

 

 메뉴가 굉장히 다양하다. 양쪽 벽면에 사진과 함께 메뉴가 붙어 있는데 너무 많아서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오기 전부터 짝꿍이 먹고 싶어 하던 메뉴가 정해져있었으므로 쉽게 메뉴를 결정할 수 있었다. 둘이서 Hummus Plate Plain (16000원), Chicken Shawarma Sandwich (9000원), Falafel Sandwich Mixed falafel with hummus & potato (12000원), 짝꿍이 프랑스에 살 때 물처럼 자주 마셨으나 이제는 추억이 돼버린 Orangina (4500원) 그리고 Fresh Lebanese Lemonade (5000원)을 주문했다. 처음에 가격을 보고 너무 비싼 거 아닌가 싶었는데 나중에 음식 나오는 거 보고는 비싼 게 아니었구나 싶었다는... 시킬 때만 해도 충분히 둘이 다 먹을 수 있을 거라 장담했었는데 나중에 Sandwich 크기 보고 놀랬다. 결국 남은 음식은 포장해서 집에 가져왔다.

 

 오늘도 빠질 수 없는 원산지 표시!!! 눈으로 쓱 한 번 확인해 준다.

 

 

 

 음식점 안의 공간은 생각보다 넓고 쾌적하다. 인테리어적 요소가 아쉽긴 하지만 우리는 음식의 맛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음식이 맛만 있다면 인테리어가 어떻든 상관없고 깨끗하기만 하면 된다.

 주문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피클, 매운 고추 절임, 올리브 그리고 토마토가 담긴 접시와 함께 Hummus Plate Plain (16000원)이 나왔다. 올리브 같은 경우는 추가요금을 받고 제공하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인심이 후하다. 그리고 Hummus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구운 토르티야도 나왔는데 다 먹고 더 달라고 하면 리필도 해주신다고 하더라. 토르티야가 방금 구워서 나온 건지 고소하니 따끈따끈해서 너무 맛있었다. Hummus를 먹는 방법이야 가지각색이겠지만 우리는 토르티야 위에 생토마토와 Hummus를 올려 먹었다.

 참고로 Hummus는 중동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먹어오던 음식 중 하나인데, 아랍어로 '병아리콩'이라는 의미이며 그 의미처럼 병아리콩을 삶아 으깬 후, 타히니소스, 올리브오일, 레몬즙, 소금 그리고 마늘 등과 함께 버무린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후무스라고 명칭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사실 영문명만 보면 훔무스라고 발음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어쨌든 Hummus를 좋아하는 짝꿍 덕분에 집에서도 종종 해먹는데 이전에 Hummus를 음식점에서 먹어본 적이 없는 나는 온라인에서 찾은 레시피대로 만들어 줬었다. 여기에서 실제 레바논 셰프님이 직접 만든 Hummus를 먹어보니 나의 Hummus와 맛이 다르다. 이제는 진짜 Hummus의 맛을 알았으니 집에서 만들 때 좀 더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집에서는 나초에 Hummus를 올려서 먹곤 했는데 따끈한 토르티야에 올려먹으니 너무 맛있어서 서로 말도 안 하고 전투적으로 먹다 보니 정말 순식간에 Hummus가 사라졌다.

 

 

 짝꿍이 길 가다가 오렌지나만 보면 추억에 잠기곤 하는데 프랑스에 살 때 정말 자주 사 마셨단다. 그래서 오늘도 추억에 잠겨있는 짝꿍을 위해 오렌지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셰프님이 본인이 직접 만든 레모네이드가 맛있다며 추천해 줘서 레모네이드도 주문! 레모네이드는 상큼 달달한 게 입안을 상쾌하게 해줘서 나중에 하나 더 주문했다. 가격이 좀 비싸다고 느껴질 수도 있긴 하지만 뭐 요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가 4000~5000원 하는 거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니긴 하다.

 

 

 Hummus를 반쯤 먹어갈 때쯤, 내가 주문한 Falafel Sandwich Mixed falafel with hummus & potato (12000원)가 나왔다. Falafel은 병아리콩이나 잠두를 다진 마늘이나 양파, 파슬리, 커민, 고수 잎과 함께 갈아 만든 반죽을 둥근 모양으로 튀긴 음식인데 샌드위치 안에 삶은 감자, 야채들과 함께 Falafel이 들어있었다. 처음에 크기를 보고 너무 커서 한 번 놀라고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샌드위치를 손으로 들었을 때 무거워서 다시 한번 놀랐다. 이때, 우리 둘이 눈이 딱 마주졌는데 우리는 그때 이미 짐작했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을 다 못 먹을 수도 있겠다는... 나는 Falafel을 이번에 처음 먹어봤는데 내 입맛에는 좀 짠맛이 강해서 그냥 그랬는데 짝꿍은 맛있다며 순삭! 내 입맛에는 짝꿍이 주문한 Chicken Shawarma Sandwich (9000원)가 훨씬 맛있었다. 너무 먹는데 집중하느라 Chicken Shawarma Sandwich는 사진을 못 찍었는데 크기는 Falafel Sandwich와 같고 안에 치킨, 감자튀김 그리고 야채들이 들어가 있다.

 우리 둘 다 진짜 대식가인데 결국 우리가 주문한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샌드위치 반쪽은 포장을 해서 집에 가져왔다.

 

 

 레바논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프랑스에 살 때 종종 레바논 음식점을 친구들과 갔었다기에 짝꿍에게 헬로 베이루트 음식들이 어땠냐고 물으니 그냥 조용히 엄지를 치켜올렸다. 나는 레바논 음식 처음 먹어봤는데 절로 어깨춤을 추고 싶은 맛이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면 아마 일주일에 한 번은 가서 먹었을 것 같다. 집에서 좀 멀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레바논 음식 하면 한국 사람들한테는 참 생소한데 먹어보면 너무 맛있어서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진다. 헬로 베이루트에 메뉴가 참 많던데 그거 다 먹어보려면 대체 몇 번은 더 가야 하는 거지...? 어쨌든 빠른 시일 내에 또다시 방문하기로!

 

  색다른 음식이 먹고 싶으신 분, 시청역 근처에 맛집을 찾고 계신 분, 중동음식이나 터키음식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강추!!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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