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과 나는 올해 스페인에서 결혼식도 하고 스리랑카로 신혼여행도 다녀올 계획이었으나 코로나로 모든 것을 취소했다. 결혼식이야 사실 둘 다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그저 부모님을 위해 한다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다지 아쉽거나 서운하지는 않았는데 신혼여행은 너무 아쉽고 서운했다. 그래서 내년이면 코로나가 좀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내년에 갈 신혼여행 계획을 열심히 세우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혼인신고 후, 이미 같이 살고 있고 한국에서 피로연도 하는데 내년에 여행을 간들 신혼여행 기분이 들까 싶어 그냥 국내 어디든 신혼여행을 갔다 오자고 계획을 바꿨다. 그래서 만장일치로 선택하게 된 신혼여행지는 우리의 사랑 제주도!!!
제주도에서 첫 끼니로 예멘 난민들이 한다는 와르다레스토랑을 가려고 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일요일은 휴무라고 종이에 써서 적어놓으셨더라. 네이버 정보만 믿고 갔다가 망했다. 미리 전화라도 해볼 걸 그랬나. 어쨌든 여기 일요일에 영업 안 하니까 일요일에는 가지 마시길! 그래서 급하게 뭘 먹을까 찾다가 짝꿍이 멕시코 음식을 못 먹은 지 오래됐다며 멕시코 식당에 가자는 것이다.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와서 첫 끼니로 멕시코 음식을 먹자고?! 나야 좋지! 하고 바로 찾기 시작! (쿨내 진동하는 우리 부부) 그래서 단 10초 만에 찾은 멕시코 식당이 마초 그릴이다. 와르다레스토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대로변에 있는 건물 2층에 위치해있어 주차는 북수구공영주차장에 했다. 길에다 세워놓다니 괜히 견인해가면 더 복잡해질 것 같아 부랴부랴 공영주차장을 찾았는데 북수구공영주차장이 그나마 제일 가까웠다. (걸어서 5분 거리)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영업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인데 이미 외국인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더라. 내부는 생각보다 꽤 넓었고 인테리어는 조금 조잡하고 오래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음식만 맛있으면 다른 건 그다지 상관없다. 내가 음식점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음식의 맛, 위생, 서비스 이렇게 세 가지이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있으면 더 좋은 거고 없어도 무관하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므로)


우리는 살랑살랑 바람이 들어오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대로변 쪽 창문을 모두 열어두니 풍경이 별로여도 뭔가 뻥 뚫려 있어 기분이 좋았다.


마초 그릴
주소: 제주특별시 제주시 중앙로 39 2층 (일도 1동 1280-3)
전화번호: 010-8369-8811
영업시간: 화요일~일요일 11:30~22:00 / 월요일 휴무
메뉴:





우리는 새우 부리또 볼(15000원)과 비프나초그란데(17000원)을 주문했다. 처음에는 화이타를 주문할까 하다가 짝꿍이 비프나초그란데가 너무 먹고 싶다고 해서 비프나초그란데에 화이타까지 주문하면 너무 양이 많을 것 같아 새우 부리또 볼을 주문했다.
새우 부리또 볼(15000원)은 밥에 라임이 뿌려져 있어 상큼했고 위에 올려져 있는 생선, 양상추, 치즈, 살사소스 등과 섞어서 먹으니 맛이 있었다. 밥은 우리나라의 찰진 밥이 아니라 멕시코식 흩날리는 밥이었다. 그릇도 투박하고 새우 부리또 볼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기대 이상의 맛을 냈다.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서 먹은 첫 끼니가 멕시코 음식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웃기다.

짝꿍이 그렇게 먹고 싶다던 비프나초그란데(17000원)은 나초 위에 나초치즈, 사워크림, 고기, 살사, 콰카몰리, 리치폴레 소스, 생 토마토, 생양파 등이 올라간 음식인데 이것도 별거 아닌데 꽤 맛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실제 멕시코에서 파는 것처럼 은박지에 싼 그릇에 음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짝꿍의 말에 의하면 멕시코 현지에서는 기름진 멕시코 음식이 많고 멕시코인들이 설거지하기를 귀찮아해서 식당에서 은박지에 싼 그릇에 음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손님이 다 먹고 떠나면 겉에 은박지만 제거하면 다시 깨끗한 그릇이 되기 때문에 따로 설거지를 하지 않아도 되고 빨리 그릇을 재사용할 수 있다. 주방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어 실제 어떤 분이 요리를 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멕시코 현지 분이 요리를 하시는 것 같았다. 자세한 건 알 수가 없었다. 진실은 미궁 속으로... (여기 요리사가 어디 출신인지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면 좋을 것 같은데)


제주도에 사시는 분이나 제주도에 여행갔는데 뭔가 색다른게 먹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 분위기를 내러 가고 싶다면 추천하기 어렵지만 만약 맛있는 멕시코 음식이 먹고 싶다면 추천!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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