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계해변 앞에 있는 스테이위드커피에서 프랑스에서 파는 크루아상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맛있던 크루아상과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해안가를 따라 한 시간 남짓 걷고 나니 금세 출출해져 점심을 먹으러 큰돈가로 갔다. 사계해변 근처에 맛집이 몇 곳 있는데 (사계의 시간, 미도식당 등) 대부분이 휴무라서 결국 사계 해변에서 송악산 가는 길에 있는 큰돈가까지 가게 되었다. 안 그랬으면 사계 해변에서 커피 마시고 점심 먹고 또 커피 마시면서 무한 루프 스케줄로 그 근처를 서성였을거다. 그만큼 내가 참 좋아하는 해변이기 때문이다. 사계 해변은 내가 올레길을 걷다가 발견한 곳인데 늘 고즈넉하고 풍경도 너무 좋다. 무엇보다 내가 제주에서 제일 좋아하는 카페 스테이위드커피가 있다.
어쨌든 사계해변 주변에 있는 식당들 중에서 메뉴가 가장 끌려 큰돈가에 가게 되었다. 제주도를 여행하면 꼭 한 번은 먹게 되는 흑돼지가 이 식당의 주메뉴이다.




큰돈가
주소: 제주특별시 서귀포시 대정읍 형제해안로 296 (상모리 126-7)
전화번호: 064-794-0722
영업시간: 매일 12:00~22:00 (라스트 오더 21:00) / 첫째 주, 셋째 주 목요일 휴무
기타 사항: 단체석 있음, 주차 가능, 포장 가능, 예약 가능, 아기의자 있음
메뉴:

실내는 꽤나 넓은데 좌석 간격도 넓어서 좋다. 아무리 환풍 시스템이 잘 돼있다 하더라도 좌석이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메뉴 특성상 금세 더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식당은 좌석 간 간격이 워낙 넓어서 아무리 손님이 몰린다 해도 그렇게까지 더울 것 같진 않다. 그리고 신기하게 불판이 들어있는 드럼통 주변에 계란 판을 붙여놨다. 나중에 사장님한테 물어보니 손님들이 가끔 무릎이 뜨겁고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붙여놓으면 손님들 무릎이 뜨거워질 염려가 없을 것 같아 붙여놓으셨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 별거 아닌데 신박하다.



메뉴는 여느 흑돼지 전문점과 다르지 않게 단출하다. 우리는 제주도 흑돼지 근고기 600g(54000원)을 주문했다. 제주도에서 흑돼지 식당을 여러 곳 가봤는데 중량도 가격대도 대부분 비슷하다. 둘이서 600g 이면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주문을 하자 기본 반찬이 상위에 놓이고 곧이어 고기도 제공됐다. 제주도 흑돼지 식당이 좋은 이유가 대부분 유명하다는 식당들은 직원분들이 직접 구워주신다. 내가 직접 구워 먹는데도 있긴 하지만 그런데는 잘 안 가려고 한다. 내가 직접 구워 먹는다고 가격이 결코 더 싸거나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원분들이 구워주면 아무래도 확실히 고기가 더 맛있다. 나도 따라 해보겠다고 눈치껏 봐왔던 방식대로 구워보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그 맛이 안 난다.
소금은 녹차소금과 백년초 소금 이렇게 두 가지를 준비해 주셨다. 고기를 찍어 먹어보면 아주 미세한 차이가 나긴 하는데 개인적으로 일반 소금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단순한 입맛을 가진 나란 여자)







된장찌개는 기본으로 제공된다. 맛은 그냥 일반적이다.

우리 테이블은 활기차고 붙임성 좋은 여자분께서 고기를 구워주셨는데 흑돼지 부위를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서 고기가 다 사라질 때까지 정성스레 구워주셨다. 우리가 방문한 날이 월요일이기도 했고 시간도 애매했던 시간이라 손님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분 좋은 친절이었다. 짝꿍 말로는 여태까지 먹었던 흑돼지 중에서 이 집이 제일 맛있다고 했다. (여태 제주도에 3번 와봄) 마지막으로 제주도에 온 게 작년 10월이었으니 그때까지 먹었던 다양한 식당의 흑돼지 맛을 잊어버린 게 분명하기에 신빙성은 좀 떨어지지만 내 입맛에도 맛은 있었다.




분명 흑돼지 600g이나 먹어서 배가 부른데 뭔가 허전한 마음에 동치미 유채 환상 국수(6000원)을 주문했다. 그랬는데 이게 웬걸... 이번 여행이 신혼여행이라는 것을 알게 되신 직원분이 서비스로 30시간 김치찌개(7000원)을 주신 게 아닌가. 이럴 줄 알았으면 동치미 유채 환상 국수를 주문하지 말걸 그랬다. 이미 시킨 거니 먹기는 먹었는데 맛은 없었다. 어쩐지 주문할 때 직원분이 삶은 국수에 삼삼한 동치미 국물을 부어서 나오는 거라고 설명해 주실 때부터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눈치가 없어 눈치채지 못하고 주문했던 것이다. 국물이 너무 삼삼하다 못해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었고 국수는 살짝 덜 삶아졌는지 밀가루 맛이 났다. 그래도 위안 삼을만한 것은 서비스로 나온 김치찌개가 맛있었다는 것이다. 배만 안 불렀으면 공깃밥 한 개를 추가 주문해서 찐득한 국물의 김치찌개에 말아 먹었을 것 같다. 김치찌개 안에 들어있는 돼지고기는 너무 부드러웠고 김치도 꽤 맛있었다. 무엇보다 국물이.... 이건 진짜 밥 말아먹어야 하는 각인데 그럴 수 없다니 소화제라도 먹고 먹어야 하는 건가 싶었으나 저녁에 말고기를 먹기로 돼있었기 때문에 자제하기로 하고 그냥 건더기만 다 건져먹었다.


멀지 않은 곳에 송악산이 있으니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 송악산 둘레를 한 바퀴 걸어도 좋고 해안가를 따라 쭉 걸어도 참 좋다. 아니면 큰돈가 근처에 있는 사계해변 앞에 괜찮은 카페들이 꽤 많으니 그쪽에 가서 티타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실패 없었던 새로운 식당 큰돈가 추천!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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