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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gnancy, childbirth, childcare/임신 및 출산

출산 기록 - 강남성심병원 유도 분만 입원 2일차

by hyeranKIM 2022.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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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대망의 유도 분만을 시작하는 8월1일(월요일) 당일! 초산의 경우, 유도 분만을 해서 성공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다. 남편과 나는 당일 저녁 6시 안에 유도 분만이 성공하지 못하면 제왕절개를 하자고 미리 의논을 했다.

 아래는 남편의 아침 식사. 나는 전날 입원을 하는 순간부터 이미 금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맛있게 아침을 먹는 남편을 애잔하게 바라만 보았다.

 

보호자 아침 식사

 

 유도 분만을 시작하는 당일이라 그런지 새벽부터 간호사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나 같은 경우 진료 시에 회음부가 너무 두꺼운 데다 아기가 커서 자연분만 시, 난산이 예상된다고 했었고 유도 분만하기 전까지 자궁수축도 없었고 이슬을 보지도 못했고 자궁문도 하나도 안 열렸고 자궁경부도 딱딱한 상태여서 유도 분만을 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결국 응급 제왕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사실 마지막까지도 유도 분만을 할지 제왕절개를 할지 무척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손가현 교수님의 적극적인 지지(계속 나에게 자연분만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하다며 내가 흔들릴 때마다 용기를 주셨다)와 나 스스로의 자연분만에 대한 의지가 결국 유도 분만을 선택하게끔 하였다.

 심지어 유도 분만을 하기 전날 삽입한 프로페서 질정 제도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고 유도 분만 당일도 새벽부터 맞기 시작한 촉진제가 효과가 없어 아침 10시까지만 해도 우리 모두(우리 부부, 간호사 그리고 의사 모두) 8월 1일 안에 출산하면 다행이다 싶었고 진행도 느리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10시부터 진행된 진통을 시작으로 모든 게 급작스럽게 진행되었고 3시간이 채 되기도 전인 12:52에 아기를 출산했다.

 출산을 하면서 느낀 점은 출산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유도 분만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봐서 얻을 수 있었던 경험이라 더욱 특별하다. 스스로 너무 대견하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4:00 태동 검사

4:50 전날 삽입 한 프로페스 질정제 제거, 내진(자궁경부도 워낙 길고 자궁경부도 여전히 전날과 똑같이 딱딱한 상태로 프로페스 질정제 효과를 못 봄)

4:55 관장약 항문에 삽입(10분을 참으라는데 미리 화장실 안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2분도 못 참고 볼 일 봄; 화장실에서 대기 안 하고 있었으면 침대에 지렸을 뻔;)

5:20 혈압체크

5:45 촉진제 투여 시작, 혈압체크

6:20 촉진제 최대로 업!

6:40 아랫배가 싸하게 아프다 안 아프다 함

8:40 온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새우등 자세로 무통주사 척추에 삽입(무통 주사를 사용하기 전 미리 삽입해 두어 급한 상황에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

9:00 왼쪽으로 누워있어야 아기한테 산소도 잘 전달된다고 왼쪽으로 누워있으라고 함

9:10 뭔가 주르륵 흐르길래 오줌을 쌌나 싶어 일어서 보니 피와 함께 양수가 조금 흐름(내진 빨이라고 함)

9:40 담당 의사 선생님 회진

9:45 다시 배가 생리통처럼 아프기 시작, 간호사 선생님이 심호흡 법 알려줌

10:00 배가 점점 아프기 시작

10:25 내진 2센티 열렸다고 함, 이때부터 진동의 고통이 점점 강해지고 주기적으로 옴

10:45 산소호흡기 착용

11:00 내진 5센티 열렸다고 함

11:30 무통주사 시작! 이미 진행이 많이 된 상태라 무통주사 효과가 크지는 않았음, 아랫배와 항문 쪽으로 고통이 점점 심해짐

11:50 남편 옷 환복

12:05 담당 의사 선생님 회진

12:40 소변줄 꽂아서 소변 제거

12:52 모든 게 갑자기 빠르게 진행되면서 의사 선생님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똥 싸듯이 세게 힘을 주라고 함. 아랫배에 힘이 가도록 힘을 세 번 정도 주니 뜨거운 수박과 함께 내 모든 장기가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 들면서 출산! 53cm, 4.09kg 우량아 남자아이 출산(주변에서 힘주기 너무 잘하는 거 아니냐며 폭풍 칭찬해 주심)

아기는 태어났을 때 얼굴이 너무 파랗고 울음소리가 늦게 터진 데다가 몸무게가 주차 수에 비해 너무 많이 나가 출산 과정에서 뼈가 부러졌을 수도 있고 어쨌든 우량아라 바로 신생아 중환자실로 감, 남편은 아기와 함께 나가 아기 입원 수속 진행 및 아기에게 필요한 기저귀(70매), 물티슈 한 팩, 멸균 글러브를 갖다줌(참고로 신생아 중환자실은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면회가 불가(8월 1일 기준), 그래서 난 아기를 출산하고 아기를 한 번도 못 봄, 나는 자연분만이라 2박 3일 후 퇴원이라 수요일에 퇴원하고 아기는 아무 문제 없으면 금요일이나 토요일쯤 퇴원하게 될 것 같다는데 그러면 내가 퇴원하는 날 처음 볼 수 있다고 함, 그리고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매주 월, 토요일에 아기 사진을 찍어서 보호자에게 보내줌)

13:50 진통제 투여

14:00 후처치 완료(진통과 출산의 고통을 겪은 직후인데다가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회음부 꿰매는 것은 거의 안 아팠는데 막판에 배를 누르며 자궁안에 있는 피와 분비물을 제거하는 게 고통이었음), 이후 2시간 금식, 4시간 안에 소변보기 미션이 주어짐

15:00~17:30 혈압이 너무 높고 두통과 윗배 통증이 심해서 심전도 검사, 소변검사 등을 함

16:00 타이레놀 처방받아먹음, 두통과 윗배 통증 이외에 어지러움 증도 있었음

17:30 자연분만의 최대 장점! 출산하고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출산한 당일 저녁 식사를 했음(푸짐한 미역국)

21:00 타이레놀 처방받아먹음, 윗배 통증은 사라지고 두통은 여전함, 항문 쪽이 아파서 똑바로 누워서 잘 수가 없었음

중간에 수시로 자궁수축 여부 체크

 

보호자 점심 식사
보호자 환복
산모 저녁 식사
보호자 저녁 식사
나의 빅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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