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10~11
- 달라이라마가 늘 강조하듯이, 모든 생명 가진 존재는 행복을 목표로 삼는다. 세속적인 행복뿐 아니라 궁극의 행복에 이르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이상이다.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전생애에 걸쳐 상처와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가며, 그것은 또 다른 생의 비극을 가져오는 인과관계로 이어진다. 문제는 우리 안에 있는 미움과 질투와 원한의 감정이다. 이 부정적인 감정들은 행복에 이르는 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며, 그 장애물을 뛰어넘는 유일한 길이 용서라고 달라이라마는 말한다. 하지만 용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의 차원에서나 큰 공동체 차원에서나 상처는 깊고 오래 간다. 종교를 통해 늘 용서의 의미와 가치를 설득당하지만, 현실에서 우리에게 부당하게 상처를 안겨 준 이들에 대한 감정의 골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사랑을 배반한 과거의 연인,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 부당하게 재산을 갈취한 형제, 나를 감옥에 가둔 독재자와 그 정권에 협력한 기득권자들, 더구나 그들이 부도덕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용서가 아닌 미움과 복수의 감정이 앞선다. 그러므로 용서는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큰 수행이라고 달라이라마는 말한다. 그것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지닌 자비로운 심성과 더불어 오랜 성찰과 명상, 그리고 인과관계의 문제와 사물의 실상에 이르기까지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힌두교의 오래된 경전 <바가바드 기타>는 '용감한 사람을 보기를 원하면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을 보라. 영웅을 보기를 원하면 미움을 사랑으로 되돌려 보내는 사람을 보라.'고 말하고 있다. 용서는 자신 안에 갇힌 에너지를 밖으로 내보내 세상에서 선한 일을 하는 데 쓸 수 있게 한다. 용서의 실천은 우리 자신과 이 세상을 치료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여를 한다. 상처의 진정한 치유는 용서에서 온다는 것을 우리가 깨닫지 못할 까닭이 없다.
2. P20~21
- "당신은 왜 그토록 인기가 좋은가요? 당신의 어떤 점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걸까요?"
달라이 라마는 내 질문에 심사숙고하면서 잠시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처럼 그는 이 질문을 농담으로 털어 버리지 않았다. 그는 진지한 어조로 대답했다.
"내 사진이 틀별히 튀어난 면을 지니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몇 가지 작은 장점들은 있겠지요. 나는 무엇보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때로는 나도 약간 흔들릴 때가 있지요.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절대로 누구의 탓도 하지 않고, 누구에 대해서도 나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나는 또한 나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더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중요한 존재들이라고 나는 여깁니다. 어쩌면 나의 이런 선한 마음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 처음엔 아마도 호기심 때문에 내게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엔 아마... 대개 나는 누구를 처음 만나도 그가 낯선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나는 언제나 생각합니다. 그 사람 역시 특별할 것이 없는 또 다른 인간 존재일 뿐이라고. 그 점에선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지요."
3. P25
- 내 자신의 경우, 나는 늘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힘든 상황이나 가끔씩 들려오는 매우 비극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은 그리 많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잠깐 동안은 슬픈 기분이 들지만 그것은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내 마을을 괴롭히지는 않습니다. 몇 분이나 몇 시간 안에 그 감정을 사라져 버리지요. 그래서 나는 마음의 상태를 바다에 비유하기를 좋아합니다. 표면에서는 파도가 왔다갔다 하지만 바다 속은 언제나 고요히 머물러 있습니다.
4. P65
- "사람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올바른 판단을 내릴 때 작용하는 두뇌의 가장 우수한 부분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합니다. 물론 약간의 갈등, 약간의 차이는 어떤 식으로든 늘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차이들을 긍정적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관점으로부터 지혜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각과 상호 존중으로 폭력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나의 견해를 나누어야 합니다. 그곳에 문제를 해결하는 진정한 길이 있습니다."
5. P70
- "병원에서 퇴원한 후 2주일 동안은요. 그때 형이 나를 데리고 뒷마당으로 산책을 나갔어요. 형은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어요. 난 내가 총을 맞은 걸 알고 있다고 했어요. 그러자 형은 상처가 얼마나 심한지도 알고 있느냐고 물었어요. 난 모른다고 대답했죠. 형은 내가 한쪽 눈을 잃었고 곧 다른쪽 눈도 시력을 잃게 될 거라고 말했어요. 난 그날 밤 몹시 슬프게 울었어요. 더 이상 아버지나 어머니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되리란걸 알았으니까요. 그러나 그게 전부였어요. 그 다음날부터 난 내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물론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들도 있었어요. 내 아이들이 태어날 때 옆에 있었지만 난 그 아이들을 볼 수가 없었어요. 아이들이 첫 영성체를 받을 때,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난 무슨 일이든 했을거예요. 수많은 성탄절 아침도 마찬가지였고요. 난 늘 앞을 못 보는 고통을 겪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하지만 그것이 내 남은 생을 지배하게 두고 싶지는 않아요. 아버지는 늘 내게 말씀하셨어요. '어떤 구름도 너의 햇빛 화창한 날을 망치게 하지 말라'고요."
6. P83
- "사람들은 말합니다. 상처가 있으면 곪지 않도록 그것을 열고 깨끗하게 닦아내야 한다고. 그리고 그 위에 연고를 발라야 한다고. 그렇게 하면 어쩌면 상처가 치료될지도 모릅니다. 용서는 값싼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화해도 쉬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용서하는 마음이 있으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지난일에 대해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걸고 있던 누군가가 그 걸쇠를 풀기 위해서는 문의 뒤쪽으로 걸어들어가야 하고, 그러면 새로운 미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7. P90~91
- "적을 용서하는 것이 한 사람의 영적 성장에 큰 차이를 가져다준다는 것이 사실일까요?"
내가 묻자, 달라이라마는 한순간도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것은 결정적인 일이며,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삶을 바꿔 놓을 수도 있습니다. 미움이나 또 다른 파괴적인 감정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그 반대의 감정들을 키워야만 합니다. 자비와 친절이 그것입니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강한 자비의 마음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 용서는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다른 사람을 해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용서는 이런 긍정적인 감정들을 갖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이것은 영적인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내가 물었다.
"당신이 사용하는 특별한 명상 기법이 있나요?"
달라이 라마가 설명했다.
"나는 주고받기라 불리는 명상법을 사용합니다. 시각화 과정을 통해, 행복이나 따뜻한 애정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상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그들의 고통, 그들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내 자신이 흡수하는 상상을 합니다. 나는 날마다 그렇게 합니다. 특히 중국인들에 대해 그렇게 합니다. 티베트인들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른 중국인들에 대해. 명상을 하는 동안 나는 숨을 들이쉬면서 그들이 가진 미움, 두려움, 잔인함 같은 독소들을 들이마십니다. 그리고 숨을 내쉽니다. 그때 자비와 나눔 같은 모든 좋은 감정들이 밖으로 나오게 합니다. 모든 나쁜 것들을 내 몸 안에 받아들여 신선한 공기로 그 독소들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고받기 명상입니다. 나는 타인을 비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나는 중국인들을 비난하지도 않고, 나 자신을 비난하지도 않습니다. 이 명상은 미움을 줄이고, 용서의 마음을 키우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8. P111
- "모든 사람은 행복한 삶을 원합니다. 더 평화롭고, 더 조용하며, 더 만족스러운 삶을 원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감정과 같은 내면 세계의 요소들을 잘 발달시켜야 합니다. 나는 종교적인 믿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천국이나 깨달음, 또는 내세에 대해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보다 행복한 개인, 보다 행복한 공동체에 관심이 있습니다. 서로를 보살피는 마음, 나누는 마음 등 인간의 가치를 더 키우는 데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더욱 열린 사람이 되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더 넓어질 수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문제와 맞닥뜨린다 해도, 내면의 평화가 덜 방해 받을 수 있습니다. 고대 인도 사상은 내적인 삶을 가꾸는 지식과 기법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과학 역시 인간의 삶에 큰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내면의 가치를 키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9.11 뉴욕 테러 사건을 보십시오. 인간의 지식과 결합되고 미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이끌린 현대 기술이 얼마나 엄청난 재앙을 만들어 내는지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현대과학과 고대의 지혜가 더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둘은 서로 손잡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9. P131
- "당신은 어떻게 용서하는 마음을 키우게 되었나요?"
"첫째로, 나는 소위 적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포함해 다른 사람들을 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생각합니다. 그들 역시 똑같은 인간 존재입니다. 따라서 그들 또한 행복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할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밝은 웃음과 미소는 모두가 좋아하며, 범죄와 피흘림은 누구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나의 미래는 그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의 이해 관계 역시 그들의 이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의 나라 티베트와 티베트 국민은 중국인과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우리 미래의 많은 부분이 그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을 돌보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을 돌보는 일과 같습니다."
10. P133
-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곧 그 장교에 대해 연민을 느꼈습니다. 그 장교의 행동은 그 자신의 동기에 의해 결정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동기는 그의 사상에 의해 결정된 것입니다. 사상이라는 평가 기준에서 보면 반혁명분자는 악과 같은 것이고, 그런 악을 몰아내는 것은 선입니다. 그런 종류의 믿음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환경에서는 심지어 나 자신조차도 그렇게 행동할지 모릅니다. 따라서 이런 식으로 생각해 나가면 분노 대신, 용서와 자비의 마음이 생겨납니다. 모든 것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시각은 전체를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것은 저것 때문에 일어나고, 저것은 이것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해가 갑니까?"
달라이 라마는 자신을 상대방의 입장에 놓고 생각하는 초인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사람이 자신의 적일 때는 특히 그러했다. 전에 내게 말한 적이 있듯이, 그는 적을 가장 소중한 스승으로 여겼다. 그는 친구들을 사랑하고 소중히 생각했지만, 우리를 자극해 용서와 자비심 같은 좋은 특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은 적이라고 믿었다. 용서와 자비심은 그에게 있어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 데 필수적인 요소들이었다.
11. P134
- "불교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자비이고, 다른 하나는 상호 연관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나는 늘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사람과 행동을 구분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우리는 나쁜 행동에는 반대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행동을 한 사람까지 적으로 몰아서는 안 됩니다. 그는 그 행동 뒤에 다르게 행동할 수도 있고, 그러면 우리의 친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중국은 우리의 적이지만, 내일은 친구가 될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중국인들이 내 나라와 국민들에게 행한 일들에도 불구하고 별 어려움 없이 그들을 용서할 수 있는 것입니다."
12. P159
- 달라이라마에 따르면, 우리는 먼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지혜를 얻어야 한다. 지혜는 투명한 시선을 의미한다. 지혜로운 자는 편견 없이 맑은 시선으로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현상과 사물을 바라볼 수 있다. 그의 시선은 레이저 광선처럼 안개 속을 통과할 수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공에 대한 진정한 통찰을 키워야만 한다. 그렇다면 공이란 무엇인가? 공은 단지, 사물들이 그 자신만의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존재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다른 식으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끝까지 분석해 보면 어떤 것도, 사람이든 생각이든 자동차든, 그 자체만으로 홀로 외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다고 공은 말한다. 이것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세상을 깨어 있는 눈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이것은 매우 미묘하지만 궁극적인 진리다. 그 진리란, 독립성이 아닌 상호 의존의 원리가 우리의 삶과 우리를 둘러싼 모든 현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외딴 섬이 아니다. 세계는 서로 연결된 사건들, 사람들, 사물들로 짜여진 거대한 그물망이다. 그 연결은 얼핏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거기 표면 바로 아래 언제나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
13. P165
- "사람들은 진지한 성찰 없이 인간은 이렇다, 인간은 저렇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인간에 대해 분석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다고요?"
"그것이 불교의 공이라는 개념입니다. 공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실제로 모든 것은 존재하지만, 그것들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 우리는 알아낼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모두 공인 것이지요."
14. P191
- "자비는 다른 사람의 어려움과 고통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마음입니다. 가족과 친구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에 대해서 말입니다. 적들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의 감정을 잘 분석해 보면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만일 우리가 자신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을 잊어버린다면, 우리의 마음은 매우 좁은 공간만을 차지합니다. 그 작은 공간 안에서는 작은 문제조차도 매우 크게 보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염려하는 마음을 키우는 순간, 당신은 그들 역시 당신 자신과 마찬가지로 행복을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당신은 이런 염려하는 마음을 가질 때, 당신의 마음은 자동적으로 넓어집니다. 이 시점에서는 당신 자신의 문제가 설령 아무리 큰 것이라 해도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요? 마음의 평화가 훨씬 커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만일 당신이 자기 자신만을, 자신의 행복만을 생각한다면 실제로는 덜 행복해지는 겨로가가 찾아옵니다. 당신은 더 많은 불안, 더 많은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이것이 내가 자비의 효과로 여기는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그것을 얻기 위해 당신이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이것입니다. 당신이 타인에 대해 생각할 때 당신은 최대의 이익을 얻는 첫번째 사람이 될 것입니다."
15. P195
- 공과 자비, 지혜와 방ㅇ법, 이것은 달라이라마의 수행에 있어서 중심이 되는 두 기둥이다. 영적 수행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그 안에 담겨 있다. 그는 그것들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종종 하나의 은유를 사용하곤 했다. 새가 날기 위해서는 두 개의 날개가 필요하듯이, 지혜만 있고 자비심이 없는 사람은 산속에서 풀이나 뜯어먹고 사는 외로운 은자나 다를 바 없다. 그리고 지혜가 없는 자비심만 있는 사람은 호감 가는 바보일 뿐이다. 지혜와 자비는 둘 다 필요하며, 서로를 키워 준다. 일단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만 하면 우리의 동료 인간들에 대해 자비의 감정을 느끼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일단 자비의 감정을 갖게 되면, 그 순간 우리는 시간을 초월한 상호의존의 진리, 공의 진리를 흘낏 바라보기 시작한다.
16. P208
- "대개 우리는 사물들을 단단하고, 손으로 만져지는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대상들을 움켜쥐려고 하고 그것들에 집착합니다. 우리는 자아와 사물들이 분리되어 있고 독립되어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원하고 새로운 것을 손에 넣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소유하는 순간, 흥분감은 사라지고 우리는 또 다른 새로운 것을 갈구합니다. 이러한 그칠 줄 모르는 갈망이 고통을 불러옵니다. 나의 경우는 그런 소유의 욕망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궁극적으로 '나'라든가, 욕망, 바람, 롤렉스 시계 같은 것들이 영원하지 않고 변화하며 사라지기 쉬운 것들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은 텅 비어 있지요. 신기루처럼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그것들을 애타게 원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일 우리가 공에 대해 이해한다면, 고통의 원인인 욕망도 줄어들 것입니다."
17. P274
- "당신은 불교 수도승으로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열반이나 깨달음 같은 어려운 것들은 제외하고, 당신은 이 생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습니까?"
잠시의 주저함도 없었다. 마치 이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의 대답은 즉각적이었다. 달라이 라마가 내게 한 말은 이것이었다.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나의 수행은 내가 쓸모 있는 삶을 살도록 도와줍니다. 만일 내가 짧은 순간이나마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내 삶은 어느 정도 목적을 이룬 것입니다. 그것은 내게 깊은 정신적 만족감을 안겨 줍니다. 이 느낌은 당신이 타인을 위해 봉사할 때면 언제나 찾아옵니다. 다른 사람들을 도울때 나는 행복을 느낍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자비, 서로를 보살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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