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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유영만 저 / 출판사 나무생각)

by hyeranKIM 2021.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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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유영만 교수의 관계 에세이.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이자, 지식생태학자, 강연자, 작가로 활동하는 유영만 교수는 수많은 얼룩과 무늬를 만들어내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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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곧 내가 만나는 사람입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바꾸려면 내가 만나는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 어떤 만남은 나를 성장시키고 큰 즐거움을 주지만 어떤 만남은 씁쓸함과 깊은 좌절감을 안겨줍니다. 만나면 안 되는 '이런 사람'은 나도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사람을 보고 비난하기 전에 나도 이런 사람이 아닌지 뒤돌아볼 때 나와 너는 '좋은 사이'가 됩니다.

 

- 관계가 공허해지는 것은 서로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이 향하는 방향만 볼 뿐, 그가 어떤 지하수를 길어 올리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 진실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자신의 편견을 깨고 그와 함께 계단 끝까지 내려가는 숙제를 하는 것이다. - 류시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더숲, 2019), P209

 

-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에는 만나면 반드시 피해를 주는 기피 대상 인물의 10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귀 막힌 사람', '필요할 때만 구하는 사람', '나뿐인 사람', '365일 과시형', '많은 문 중에서 말문 박는 사람', '과거로 향하는 꼰대', '감탄을 잃은 사람', '책을 읽지 않고 책잡히는 사람', '단점만 지적하느라 장점을 볼 시간이 없는 사람', '대접받고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입니다.

 

- 귀를 닫고 듣지 않는 사람은 상대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이미 자기 안에 답을 갖고 있습니다. 타협하거나 재고의 여지를 두지 않습니다. 자기만 옳고 자기만 중요하기 때문에 심지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대를 깔보거나 업신여기기까지 합니다. 대화가 이어질수록 소통의 문은 닫히고 불통만이 남습니다. 자리가 길어지면 울화통이 터질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빨리 이야기를 끝내고 자리를 뜨는 게 상책입니다.

귀하게 대접받으려면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경청할수록 겸손해지고 상대를 존중하게 됩니다. 나를 내려놓고 귀를 기울인다고 해서 내가 기울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의 자존감을 세워줌으로써 나도 더불어 높아질 수 있습니다.

 

- 필요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은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의지하면서 의지를 불태우는 게 사람이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얻어서 살아가려 합니다. 다만 얌체처럼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생길 때만 도움을 부탁하지 말자는 이야기입니다.

 

- 인간이 사람이 되려면 같이 살아가는 사람에게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 이외수 작가의 말에 따르면 나만 생각하는 사람, 즉 '나뿐인 놈'이 '나쁜 놈'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에 눈 감는 사람은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윤리나 의무를 망각한 사람입니다. 상대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나로 인해 상대가 아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인간이 지닌 가장 소중한 미덕은 머리로 계산했을 때 나에게는 손해가 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나의 아픔처럼 생각하는 측은지심에 있습니다. 머리는 계산하지만 가슴은 사랑을 합니다.

 

- 자기과시는 상대를 무시할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자기과시에 빠진 친구는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를 무조건 들어줘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품고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가 자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으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자기과시에 함몰된 나머지 상대를 본인이 무시하고 있음을 모르는 것입니다.

 

- 모든 사람의 생각은 편견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특정한 시점과 상황에서 누군가를 만나 일하면서 얻은 결과물입니다. 따라서 내 생각도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할 때 고개를 숙일 수 있습니다. 자기과시에 매몰되어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나 의견을 존중해 주지 않는 사람은 상대에게 심각한 감정적 손상을 입힐 수 있음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기 생각이 언제나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자신감을 기반으로 자기 주관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내 생각도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고 자신을 맹신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가진 생각은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직간접적 체험이 역사적으로 축적되어 생긴 산물입니다. 생각은 그래서 역사성을 띱니다. 내 생각을 만들었던 그 당시의 상황이 지금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내 생각은 지금 여기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사람 관계에서 느끼는 아픔과 슬픔은 다시 사람 관계를 통해 회복되고 치유되어야 합니다.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성장하고 성숙합니다. 내 입장만 고수하기보다 내가 먼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경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생각도 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인간적 약점이나 결점을 갖고 살아가는 불완전한 인간입니다. 불완전한 인간이 완전한 인간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인간관계라는 다리가 있습니다. 그 다리를 힘겹게 건너면서 우리는 지금보다 성숙한 내일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일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숱한 약속과 다짐들을 합니다. 거기에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신뢰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일이라고 가볍게 치부하다 소중한 관계를 망가뜨릴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 사소한 일들이 상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관계를 이어가는 중요한 장치가 됩니다.

 

- 한두 번의 거짓말을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위기에 몰린 사람이 곤란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거짓말도 하면 할수록 늘어납니다. 사실을 말해도 크게 손해날 것이 없는데 자연스럽게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이 떠오르고 입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내뱉습니다. 어느새 거짓말을 일삼는 거짓말쟁이가 됩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본인이 거짓말쟁이가 되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거짓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하면 이제 하나의 습관이 됩니다. 무의식적으로 거짓말이 반복됩니다. 그러나 입은 속일 수 있어도 눈빛과 표정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과 떨리는 눈빛이 거짓말을 하는 자신을 드러내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거짓말을 또 다른 거짓말을 낳습니다.

 

- 공유지의 비극이란 지하자원, 공공 놀이터, 공공기관의 공중화장실, 공기, 바다에 있는 고기와 같이 공동체가 함께 사용해야 할 자원을 사적 이익을 주장하는 시장의 기능에 맡겨두면 남용하여 고갈될 위험이 있다는 이론입니다.

고기가 풍부한 어장은 한 개인의 소유가 아닙니다. 아무나 마구잡이로 고기를 잡기 시작하면 어장의 고기는 멸종됩니다. 지하자원도 누구나 채굴하게 두면 얼마 안 가 고갈되고 맙니다. 이렇게 '나 한 사람쯤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할 일을 미룬다면 거기에서 공동체의 위기가 시작됩니다.

 

-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변칙을 용납하지 않고 변명이 통하지 않게 만드는 비결입니다. 원칙이 흔들리지 않아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깨지지 않습니다.

 

-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너를 만나는 나를 먼저 돌이켜보지 않으면 타인에 대한 강요가 시작됩니다. 강요는 나를 바꾸지 않은 채 상대만 바꾸라고 요구하는 폭력입니다. 강요만으로 누군가를 만나려는 나를 반성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상대보다 나에게서 먼저 찾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진정한 성찰이 이루어집니다. 진정으로 반성하고 관계를 성찰할 때 새로운 만남의 지평이 열립니다. 그러나 내가 자초하는 내 삶의 위기를 방치한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위기가 됩니다. 삶의 위기가 오기 전에 준비하고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물건은 살수록 더 사고 싶지만 사는 순간만 만족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물건을 사고 싶습니다. 이에 반해 경험을 사면 시간이 흘러도 오랫동안 감동이 유지됩니다. 결국 인생의 말년에 남는 것은 내가 어떤 물건을 사들였는가에 있지 않고 내 몸에 강렬한 추억으로 아로새겨진 다양한 경험을 어떻게 사서 즐겼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발품 팔아서 사들여야 하는 것은 백화점에 전시된 명품이나 상품이 아니라 아직도 가보지 못한 낯선 곳으로의 여행입니다. 여행은 지금 떠날 수 있을 때 떠나야 떠날 수 있습니다. 머리로 생각을 거듭하면 할수록 떠나지 못하는 이유로 자신을 합리화시킬 뿐입니다. 나이 들어서는 돈과 시간이 필요하고 건강한 몸도 필요합니다.

 

- 힘든 일에 직면하면 없었던 힘을 쓰기 시작합니다. 힘들면 힘이 들어갑니다. 그러는 사이에 생각지도 못한 힘이 생겨서 다른 어려운 일이 생겨도 견뎌낼 수 있습니다. 힘을 기르고 나서 힘든 일을 하기보다는 힘든 일을 하는 가운데 힘이 생겨서 힘든 일을 극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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