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 점심은 친구가 추천해 준 비자블라썸이라는 곳에서 먹었다. 사실 매일 생선, 고기, 보말 등 제주스러운 것만 먹다 보니 살짝 제주스러운 맛이 지겹다 느껴질 때쯤이었기에 짝꿍을 핑계 삼아 서양식을 먹으러 갔다.
짝꿍이 운전해 주는 차에 앉아 푸르른 하늘을 보며 따뜻한 햇살을 쬐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운전을 좋아하는 짝꿍은 운전을 즐기고 나는 자연을 흠뻑 느끼고~ 그렇게 우리 모두에게 즐거웠던 시간을 마치고 비자블라썸에 도착했다. 넓은 잔디밭 가운데 비자블라썸이 자리하고 있었다. 정원을 얼마나 예쁘게 가꾸어놓으셨던지 둘러보는 내내 감탄을 연발했다는...
내부는 널찍하니 단체 손님이 와도 충분히 수용할만하다. 사방이 통유리라 잘 가꾼 정원을 내부에서 식사를 하며 즐길 수 있다.
비자블라썸
주소: 제주특별시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2244 (평대리 3210-4)
전화번호: 010-4449-3885
영업시간: 월요일~일요일 10:00~18:00
기타 사항: 단체석 있음, 주차 가능, 포장 가능, 아기의자 있음
메뉴:
우리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풍경을 가진 창문 앞 좌석에 앉았다. 누가 봐도 이 자리가 포토존인듯! 원래 사진 찍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도 짝꿍에게 부탁해 연신 사진을 찍었다. 나의 기억이 희미해질 때쯤 한 번씩 꺼내보면 좋을 것 같아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사진을 남겨놓으려 하는 편이다. 물론 사진을 찍느라 풍경을 즐기지 못하는 건 또 싫어하기 때문에 1~2분 내외로 사진을 후딱 찍어버리곤 멍 때리고 풍경을 바라보곤 한다. 이런 면에서 나와는 조금 다른 짝꿍은 내가 멍 때리고 풍경을 바라볼 때, 나에게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 핸드폰으로 본인 관심사와 관련된 읽을거리를 찾아 시간을 보내곤 한다. 우리는 이렇게 한 공간에서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로 보통 평일에는 우리가 PC방이라고 부르는 공간에서 나는 내 취미생활을 하고 짝꿍은 본인 취미생활을 하곤 한다. 나는 그런 시간이 참 푸근하니 좋다. 같이 또 따로,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단어가 어우러지는 그런 시간 말이다.
노란 꽃들이 하늘거리는 공간 한가운데에 의자 두 개가 나란히 놓여있다. 햇살이 너무 좋아 그 햇살에 잠이 쏟아질 것 같은 날,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저 의자에 앉아 두런두런 후식 수다를 떨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을 할 때쯤, 문득 엄마 생각이 났다. 다음엔 짝꿍에게 자유시간을 주고 엄마랑 꼭 한 번 와야지.
이전에는 메뉴가 더 다양했는지 '당분간 식사 메뉴를 축소하여 운영합니다'라고 메뉴판에 적혀있다. 우리가 방문한 시점을 기준으로(6월 9일) 식사 메뉴는 총 6가지가 있었다. (단품 감자수프 포함) 우리는 BLT 샌드위치(9900원)와 감자수프&수제 치아바타(8900원)를 주문했다.
BLT 샌드위치는 직접 만든 치아바타에 양상추, 베이컨, 치즈 그리고 토마토를 사이에 넣은 샌드위치였는데 집에서 만들어 먹는 샌드위치 같았다. 생각보다 샌드위치 크기가 꽤 커서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렸는데도 안 들어가더라;;; 그래서 거의 욱여넣어서 먹었다는..!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속이 편해지는 그런 맛의 건강한 샌드위치.
감자수프&수제 치아바타는 쫀득하고 걸쭉한 감자수프와 직접 만든 치아바타 하나가 같이 나오는데 치아바타를 감자수프에 찍어 먹으니 맛있더라. 감자수프가 꽤 큰 그릇에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나중에는 치아바타가 모자랐다. 개인적으로 치아바타를 추가할 수 있게 사이드 메뉴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맛의 치아바타는 아니지만 뭔가 너무 건강한 맛이라서 자꾸 손으로 집어먹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도 배부르게 먹었는데 속이 더부룩하거나 하지 않았다.
비자림, 다랑쉬 오름, 용눈이오름, 백약이 오름 그리고 세화해변 등과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요즘같이 햇살이 뜨거운 여름 오전 일찍 산책을 한 바퀴하고 점심 식사를 하러 가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마셔봤는데 산미가 있는 고소한 커피였다. 식사를 하러 가지 않아도 더위를 식히러 음료를 마시러 가도 좋을 것 같긴 하다.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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