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을 계획했을 때부터 스케줄에 넣어놨던 와르다레스토랑. 1년 전 오픈했을 때는 예멘 음식점이라고 해서 개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아랍 음식점이라 소개되어 있다. 평상시에 접하기 힘든 예멘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곳이라 이 음식점을 발견했을 때부터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느낌이 꼭 종로에 있는 사직동 그 가게와 너무 비슷하다. 사직동 그 가게는 티베트인들의 독립을 후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데 지금은 인도 음식, 음료 그리고 티베트 소품들을 팔고 있다.
예전에 어디선가 읽기를 와르다레스토랑은 한국인 한 분과 예멘인 세 분이서 개업한 식당이라고 했는데 개업한지 일 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떤지 모르겠다. 아래 기사는 와르다식당을 발견했을 때, 읽었던 몇 개의 기사 중 하나이다. 나는 각각의 음식점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좋다. 그래서 특별한 이야기를 가진 음식점을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하는데 가끔은 우연히 가고 싶었던 음식점이 특별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알고보니 지금 와르다레스토랑의 주인은 아래의 두분이 아니다. 새로운 한국인 부부 두 분이서 하고 계신다. 어쩐지 내가 기사에서 봤던 그 얼굴이 아니더라 싶더라. 세상사 그 뒷이야기까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번엔 이 기사에 나와있는 두 부부의 진짜 예멘식당에 찾아가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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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르다레스토랑 바로 옆에 호반 식당이 있는데 그 맞은편에 주차장이 있다. 골목이 좁고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안전하게 이곳에 주차를 하는 게 나을듯하다. 그리고 아직 시범운영 중인 주차장이라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 기준)



내부는 1층에 4인석 좌석 5개 정도가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던데 그곳에도 좌석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구석구석의 소품들이 가게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한 쪽 진열대에 판매되고 있던 예멘 친구들이 만든 소품이 분위기를 포근하게 만들어준다. 손글씨로 쓰여있던 소품을 만든 친구들에 대한 소개는 유쾌하고 좋다.




와르다레스토랑
주소: 제주특별시 제주시 관덕로8길 24-1 (삼도이동 148-3)
전화번호: 064-751-1470
영업시간: 매일 12:00~22:00 (네이버지도나 카카오 지도에 적혀있는 영업시간은 매일이라고 적혀있지만 일요일에 방문했을 때 휴무라고 적혀있었고 다른 블로그에 포스팅된 글을 보니 첫째 주, 셋째 주 수요일 휴무라고 적혀있더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휴무일이 다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화를 해서 영업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 같이 제주도로 여행을 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휴무일이 참 중요하기 때문이다.)
메뉴:






우리는 이미 몇 주 전에 레바논 음식점을 다녀왔기 때문에 일반적인 아랍 음식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식당에 방문한 이유는 오로지 예멘 음식을 접해보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뉴 옆에 예멘 음식이라고 적혀있는 것들 위주로 주문했다. 아그다 치킨과 호브스 (10000원), 양고기 쌀타 (15000원) 그리고 파인애플, 오렌지와 당근의 즙을 짜서 만들었다는 주스 (6000원)를 한 잔 주문했다.
메뉴판에 재료별 원산지가 나와있으니 참고하면 좋을듯하다.
식전 수프로 렌틸콩 수프가 나왔는데 고소하니 맛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양고기 쌀타 (15000원). 이미 우리가 주문한 아그다 치킨과 호브스 (10000원) 메뉴에 호브스가 나오기 때문에 2000원을 추가하면 호브스를 밥으로 바꿔주신다기에 망설임 없이 변경!
주인분께서 쌀타는 전쟁 중에 먹을 게 없었던 예멘 사람들이 자주 먹던 음식인데 그때그때 가지고 있는 재료를 솥에 넣고 끓여먹었던 스튜라고 설명해 주셨다. 그 스튜 위에 헐바라는 소스(?)를 올려먹는 게 예멘 스타일이라고 하셨다. 예멘 사람들에게 헐바는 약과도 같다고 한다. 그만큼 건강에 좋다는 의미인듯. 그래서 헐바만 따로 먹어보기도 하고 쌀타 위에 더 첨하도 해서 먹어보기도 하고 호브스를 헐바에 찍어 먹어보기도 했는데 내 입맛에는 그냥 따로 먹는 게 제일 맛있었다. 향신료를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조금 싫어하실 수도 있는데 시큼하면서 짠맛이 나는 소스였는데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그런 맛이기 때문에 직접 가서 경험해보는 게 최고인 듯. 흩날리는 밥 위에 쌀타를 올려 비벼 먹으니 참 맛있다. 향신료 맛은 강하지 않았는데 주문할 때 향신료를 어느 정도 넣어주면 될지 물어봐 주시기 때문에 본인의 취향에 맞게 부탁하면 될 듯하다. 우리는 적당히. 세상 제일 어렵다는 적당히.




그다음 나온 아그다 치킨과 호브스 (10000원). 치킨 가슴살과 여러 가지 채소를 매운 소스, 매운 고추와 함께 볶은 요리인데 호브스 위에 요거트 소시를 올려 먹으면 맛있다. 호브스는 인도의 난과 맛이 좀 비슷했는데 좀 더 두껍고 단단한 편이어서 아그다 치킨을 올려도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아 먹기 좋았다. 짝꿍은 호브스 위에 아그다 치킨과 요구르트 소스를 올려 먹는 게 제일 맛있다 했는데 내 입맛에는 호브스 위에 아그다 치킨과 간 토마토(향신료가 첨가된)를 올려 먹는 게 제일 맛있었다. 뭐 다 각자 자기 취향이 있으니 알아서 제공되는 소스를 섞어서 올려먹다 보면 어느 순간 본인의 취향을 찾게 될 듯.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재미가 있으니 말이다.
작은 그릇에 토마토 샐러드도 제공되었는데 우리 입맛에는 향신료 맛이 강해서 먹기가 조금 어려웠다. (참고로 나는 고수 마니아)
우리 둘 다 일부러 이 식당에서 잘 먹기 위해 가기 전에 한 시간 넘게 걷다 간 건데도 나중에 너무 배불러서 서로 먹으라고 티격태격. 양이 생각보다 꽤 많이 나온다. 양이 적은 분들이라면 잘 고민해서 주문하셔야 할 듯하다.





마지막으로 파인애플, 오렌지와 당근의 즙을 짜서 만들었다는 주스 (6000원). 사실 기대 없이 주문한 음료였는데 너무 맛있어서 짝꿍이 미안하다며 반 이상은 마셨다. 이게 어느 하나라도 너무 과하게 들어가면 다른 재료들의 맛을 느끼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비율을 어떻게 해서 만드셨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신기하게 어느 재료 하나 튀지 않고 파인애플, 오렌지 그리고 당근의 맛을 모두 조화롭게 느낄 수 있는 주스였다. 솔직히 배만 안 불렀으면 이 주스 하나 더 시켜 마셨을 것 같다. 그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던 주스.

제주도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거나 특별한 이야기가 담긴 음식이 먹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식당. 짝꿍은 벌써부터 다음번에 방문할 때 뭘 먹을지 정해놨다는 후문.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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