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리에서 귀여운 소품을 사기 좋은 숨비아일랜드에 들렸다가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지체되 미리 검색해놨던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 닫을 시간이 되어버렸다. 제주도의 작은 마을에 위치해있는 식당은 보통 8시면 문을 닫는 것 같다. 그래서 짝꿍이 폭풍 검색해서 찾은 피자가게 '행즈'. 월정리 해변에서 5분 거리에 있고 바로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영업시간이 조금 특이한데 저녁 6시에 열어 저녁 10시에 닫고 주문은 9시까지 가능하다.
행즈
주소: 제주특별시 제주시 구좌읍 행원로7길 23-20 (행원리 1492-1)
전화번호: 070-8845-0826
영업시간: 목요일~일요일 18:00~22:00 / 월요일~수요일 휴무
기타 사항: 포장 가능, 주차 가능, 반려동물 동반 가능
메뉴:
내부 공간은 그다지 넓지 않아 여러 명이 가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5~6인석 테이블 하나, 4인석 테이블 하나 그리고 바 테이블이 있다. 바 테이블도 4명이 앉으면 꽉 찬다. 영업시간만큼이나 좌석들도 타이트하다. 하지만 그게 또 매력인 것 같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나누어먹는 피자라면 더 맛있지 않을까 싶은데 때론 공간이 내는 분위기가 음식을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가 도착했을 때, 바 테이블에 딱 두 좌석이 남아있어 앉을 수 있었다. 좌석이 없으면 포장을 해가는 것도 방법이긴 한데 피자는 만들었을 때 바로 먹는 게 제일 맛있으므로 보통 직접 가서 먹는 것을 선호한다. 큰 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나쁘지 않다. 물론 바다가 더 잘 보이면 좋았겠지만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가 아니므로 풍경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메뉴는 식당의 크기만큼이나 단출한데 주메뉴로는 페퍼로니 피자와 포테이토 피자가 있고 이 두 가지를 섞은 하프앤하프 피자가 있다.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는 치킨 윙/봉, 치즈 감자튀김 그리고 코울슬로가 있다.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하프앤하프 피자와 치즈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나는 원래 감자튀김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감자튀김을 워낙 좋아하는 짝꿍 덕분에 자주 먹다 보니 익숙해져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감자튀김 메뉴가 있는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감자튀김 메뉴를 주문한다.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좋겠지만 둘이서 얼마 되지도 않는 감자튀김을 해먹으려고 그 많은 기름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핑계로 한 번도 해 먹은 적은 없다.
셀프바에는 물, 치즈 그리고 매운 살사소스가 준비되어 있다. 행즈의 공간 구석구석을 둘러보다 보니 작은 공간을 참 알차게 잘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짝꿍이 외국인이다 보니 주인분께서 걱정이 되셨는지 하프앤하프 피자를 주문할 때 페퍼로니 피자가 살짝 매콤한데 괜찮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우리가 얼마나 맵냐고 주인분께 물어봤더니 그렇게 많이 맵지는 않은데 외국인에게는 매울 수도 있다고 하시기에 그 정도면 괜찮을 듯하여 주문했다. 살짝 매콤한 소스에 베이컨과 페퍼로니가 올라간 페퍼로니 피자. 짝꿍이 먹어보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이제 한국생활 18개월 차, 이 정도 매운 거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정을 짓는다. 페퍼로니 피자 옆에 튀긴 감자, 치즈 그리고 나초가 올라간 포테이토 피자가 있다. 나초 토핑이라니, 이전에는 본 적 없는 새로운 토핑이다. 포테이토 피자를 먹어본 짝꿍은 엄지를 척 올리며 나에게 배운 단어 '대박!'을 조용히 외쳤다. 나도 먹어보니 짝꿍이 외친 '대박'의 의미가 뭔지 알 것 같다. 꽤 신박한 조합으로 맛도 있다. 서울에서 그동안 갔던 수많은 화덕피자집들 중, 단연 최고라고 손꼽을 만큼 맛있는 피자는 아니지만 이 공간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합리적인 가격, 신박한 나초 토핑 등이 잘 어우러져 꽤나 괜찮은 피자집이라고 생각한다.
감자튀김은 집에서 직접 만든 것 같은 건강한 맛의 감자튀김이라 더욱 좋았다. 물론 소스는 시판용 치즈 소스를 사용하는 것 같았지만 그건 뭐 다들 그렇게 하니까.
순식간에 피자 한판과 산더미같이 쌓여있던 감자튀김 한 그릇을 먹어치우고 행즈 앞에 있는 바닷길을 짝꿍과 나란히 걷다 보니 캄캄한 밤이 되었다. 행복이 뭐 별거 있던가. 맛있는 음식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누어 먹고 산책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내는 일상이 그저 고마울 뿐.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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