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숙소에 오후 늦게 체크인을 한 탓에 저녁을 주변에서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식당 중 돌문어볶음이 먹고 싶어 가게 된 소금바치 순이네. 숙소가 종달리에 있었는데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바다를 보며 걷는 길이어서 가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숙소에 돌아갈 때도 소화시킬 겸 걸어가니 좋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제주도 작은 마을들이 그렇듯 해가 지면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이 많아 걸어서 돌아갈 계획이라면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종달리 전망대랑도 가깝고 종달리 수국 길하고도 가까우니 식사 전후로 주변을 둘러보기에도 좋다. 참고로 종달리 전망대에서는 운이 좋으면 돌고래 떼를 만날 수도 있다.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 주차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을 듯.
소금바치 순이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2196 (종달리 42-5)
전화번호: 064-784-1230
영업시간: 매일 9:00~21:00
기타 사항: 포장 가능, 예약 가능, 주차 가능, 단체석 있음, 근처면 픽업도 가능한 걸로 알고 있음
메뉴:
오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원산지 표시판. 역시나 고등어는 노르웨이산이고 나머지는 국내산이 대부분이다. 물론 모든 식자재가 다 기재되어 있는 건 아니라 그런 점은 아쉽다.
우리는 거의 영업시간 마감 1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우리가 나갈 때쯤엔 한 테이블 정도가 남아있었다. 영업시간은 저녁 9시까지라고 되어있지만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일찍 문을 닫기도 하는 것 같으니 8시 이후에 가서 식사를 할 계획이라면 미리 전화를 해보고 가는 게 좋을 듯하다.
좌석은 단체가 와서 먹어도 충분할 만큼 넓다.
우리는 소금바치 순이네에서 가장 유명한 돌문어볶음 小(30000원) 하나와 공깃밥 하나를 주문했다. 주문을 하자 밑반찬 6개가 나오는데 매일매일 다른 종류의 반찬이 나오는지는 모르겠고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콩나물무침, 어묵볶음, 전, 김치, 톳 무침 그리고 번행초가 나왔다. 번행초는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처음 먹어보는 거였는데 벽면에 친절하게 번행초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더라. 아무래도 우리가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때에 식사를 하러 가서인지 전은 차가워서 좀 그랬지만 나머지 반찬들은 맛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번행초가 맛이 있어서 두 번이나 리필해 먹었다.
아무래도 짝꿍이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다 보니 돌문어볶음을 살짝 덜 맵게 해달라고 주문할 때 부탁을 드려놓았었다. 사장님이 돌문어볶음을 가져다주시면서 덜 맵게 한다고 볶았는데도 매울 수 있다면서 매우면 번행초랑 콩나물을 넣어 같이 비벼 먹으면 덜 맵고 맛도 더 좋다길래 그렇게 먹었는데 사장님 말이 맞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깃밥을 하나 주문해서 돌문어볶음 소스에 비볐는데 결국 배가 불러서 다 못 먹었다. 둘이서 먹기에는 돌문어볶음 小가 양이 많았다. 홍합, 돌문어, 깻잎, 양파 등이 많이 들어가 있는 데다가 안에 소면도 들어있어서 더 그런듯하다. 아래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젓가락으로 겉을 살포시 들어 올리면 소면이 맨 밑바닥에 깔려있다. 처음에 나올 때는 깻잎 한 무더기가 토핑처럼 올려져 있는데 돌문어볶음이 뜨거울 때 소면이랑 다 같이 섞어주면 금세 깻잎 숨이 죽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짝꿍은 깻잎 향이 너무 강하다며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나는 깻잎의 탁 쏘는 그런 맛을 너무 좋아해서 이런 점은 참 잘 맞는다. 치킨을 먹을 때도 서로 좋아하는 부위가 달라 싸울 일이 없듯이.
불 맛이 나는 돌문어볶음이었는데 소스가 재료에 잘 베여있어 더욱 맛이 있다. 돌문어를 질리도록 먹을 수 있었던 저녁이었고 무엇보다 소면이 돌문어볶음 소스와 너무 잘 어울려 짝꿍은 매워서 연신 물을 들이켜면서도 소면은 포기할 수 없다며 소면의 대부분을 혼자 먹어치웠다.
위생적으로 깨끗하다거나 인테리어가 예쁘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돌문어볶음만큼은 참 맛있게 잘 볶는 집인 것 같다. 진짜 위만 좀 더 컸으면 밥까지 알뜰살뜰 비벼서 먹고 왔을 텐데 그 점이 너무 아쉽다. 무엇보다 사장님이 친절하시고 응대도 혼자 대응하시느라 바쁘실 텐데 최대한 빨리빨리해주시려고 애쓰시는 게 보여서 좋았다. 바빠서 대응이 좀 느려도 진심만큼은 통하는 법이니까! 물론 불친절보다는 기계적인 친절이 더 낫지만 기계적인 친절보다는 진심 어린 친절이 더 좋은 법이다.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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