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데이트를 하던 날, 우리는 오랜만에 연남동을 배회했다. 물론 엄마와 데이트라고 해야 우리 집 귀염둥이 10개월 된 아기도 함께이었지만 말이다. 아기가 있기 전에는 종종 엄마랑 데이트를 하곤 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거의 대부분 집에서 만난다. 하지만 이상하게 이날은 날도 더운데 굳이 꾸역꾸역 집 밖에, 그것도 집에서 거리가 꽤 있는 사람이 바글바글한 곳에 있는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아기를 데리고 날이 더운 여름 주말에 사람이 많은 동교동에 커피를 마시러 가다니...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다시 할 짓은 못 되는 것 같지만 어쨌든 그래도 그 덕에 잠시나마 숨통이 좀 풀리는 느낌이 들긴 했다. 아이는 참 예쁘고 기쁨을 주지만 가끔 엄마도 사람인지라 힘들 때가 있다.
다른 날도 아니고 주말에 그것도 핫플인 동교동에 아기와 커피를 마시러 갔으니 당연히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다행히도 우연치 않게 발견한 곳에 우리를 위한 자리가 딱 한 곳 남아 있었다. 게다가 노키즈존이 점거한 동교동에 노키즈존이 아닌 곳이었다. 이제 엄마인 나는 핫플에 갈 수가 없다는 슬픈 현실... 핫플에는 아쉽게도 노키즈존이 너무 많다. 아이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어쨌든 노키즈존이 아닌 데다가 우리를 위한 자리가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는데 분위기 또한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창 일본 여행을 다니던 때에 찾아다니던 그런 작고 귀여우면서 따뜻한 분위기 팡팡 풍기는 카페였다.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런 분위기의 카페에서 여유 있게(?) 한 잔 마시는 커피가 얼마 만이던가. 물론 아기와 함께라 여유 있게라고 하기에는 아기를 재우고 간식 먹이고 하느라 분주했지만 그냥 그 공간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조만간 다시 용기 내어 연남동에 엄마랑 아기랑 함께 티타임 하러 출동해 봐야겠다.



모멘트커피
주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4길 29 우퍼빌딩 지층 102호(동교동 203-30)
전화번호: 070-8860-5287
영업시간: 매일 10:00~22:00
기타 사항: 아기의자 없음, 단체석 있음, 포장 가능, 화장실 외부에 있음
메뉴:





※ 사심 없이 순수하게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 방문일을 기준으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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